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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동반성장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
 2012-08-09 |   조회:4239 

 

흔히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호리병형' 구조라고 이야기 한다. 기업생태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기업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간 대기업이 주도해온 불균형 성장으로 인해 기업생태계의 척추인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 노력보다는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버릴 수 밖에 없는 산업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생태계 건정성 유지를 위해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을 육성, '항아리형' 산업구조로 체질개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를 위한 정책마련 및 제도개선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이나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업에 있는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경제여건과 경쟁악화로 인해 민간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할 뿐더러 반발 또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역할 수행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실효성 증대를 위해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이행실적을 평가에 반영하는 등 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또한 민간과의 경쟁 심화, 수익성 증대 요구 등 현실 속에서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딜레마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2011년 공기업 동반성장 평가결과를 분석해보고 2012년 더욱 강화된 평가기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동반성장 평가 강화와 실적 저조
정부는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참여를 높이기 위해 201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리더십, 책임경영 부문 평가지표에 사회공헌의 하나로 동반성장에 대한 실행 및 노력 여부를 반영하는 요소를 추가시켰다. 상생문화 조성, 금융 및 역량강화 지원, 공동 연구개발, 시장 공동진출 등의 부문에 있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이러한 동반성장 평가지표 항목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며 이와 별개로 지식경제부는 공기업의 동반성장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012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실적을 최초로 공개하였다. 한국동서발전,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수력원자력, 국민연금공단 등 16개 우수기관을 발표하였지만 민간기업들처럼 전체 순위를 노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의 동반성장 이행 실적이 저조한데다 기관 규모에 따라 편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 대상 59개 공공기관 중 대형 공기업․준정부기관 27개 기관이 포함된 A형의 평균점수는 84.84점인데 반해, 중소형 준정부•기타공공기관 32개 기관이 포함된 B형은 67.63점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추진이 아직까지 기존 중소기업 지원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과, 동반성장의 대의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 제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지식경제부는 공공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공공기관 동반성장 5대 핵심 실천과제’를 발표하였다. 성과공유제(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공유), 2-3차 협력사에 대한 자금결제 감독 강화(하부 거래단계에서의 불공정 거래 관행 철폐 노력),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 확대(구매실적을 임직원 평가에 반영, 거래 DB를 구축하여 지속적인 파트너십 유지), 중소기업 판로확대 지원(공공시장 포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판로 확대 지원), 중소 협력사 기술력 지원 제고(주요 인프라 제품의 국산화 및 생산성 혁신 등 협력사의 역량강화 지원)의 5가지 과제를 통해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를 반영하고 전체순위를 공개하는 등 평가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경영성과 기여를 위한 근본적 대책 필요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노력이 중소기업에게 일부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기업의 실질적 경영성과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평가를 통한 압력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매담당자들에게 있어, 기존에 사용하던 기업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업무 상의 연계와 연속성에 있어 훨씬 안정적이고 합리적이지만 새로운 업체, 그것도 중소규모의 업체를 선정한다는 것은 이러한 안정성을 포기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증가하는 등 많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모험인 것이다. 또한 기술의 국산화를 통한 비용감소나 협력사와의 관계강화 등의 경영성과 기여부분은 미미한 반면, 비용 소모와 업무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이렇듯  동반성장 실적저조의 원인이 평가 등 보상체계의 부족이 아닌, 기업경영성과에 기여하는 동기부족이라는 측면에서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동반성장을 제도적 규제와 도덕적 의무에 틀에서만 한정 짓지 말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의 변화를 통한 산업 발전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업 간에 핵심역량을 결합하여 개별 기업의 관점이 아닌,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기업생태계를 보존하고 진화시켜 나갈 수 있는 상호협력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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